삼류배우를 보다.

2004/12/15 23:30
대학로에 연극을 보러 갔습니다. 원래 라이어를 보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매진이더군요. 시작시간 2시간 전에 갔는데도 매진이라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계획이 어긋나버린 저랑 친구는 연극 포스터가 붙어있는 게시판 앞에 서서 뭘 볼지 고민을 했죠. 보기로 한 연극은 '삼류배우' 런닝타임이 130분이라고 써있었지만 실제 150분정도로 상당히 길더군요. 그런데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중간중간 재밌는 요소를 잘 배치했더군요.

간단히 내용을 말하자면 고등학교때 햄릿을 보고 연극에 빠진 한 삼류배우의 이야기입니다. 평생 햄릿역을 해보는게 소원인 이 배우는 자기말로 연극에 미치고 환장해서 30년동안이나 열정과 자긍심을 갖고 무대에 서왔습니다. 차비도 없어서 걸어다니고, 끼니도 제대로 못챙겨먹으면서.. 게다가 30년동안 단역만하죠. 그 소원인 햄릿역을 할 기회가 왔습니다. 역시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오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역시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인가 봅니다. 삼류라는 이유로 자꾸 기회는 그의 손을 떠나죠.. 마치 놀리듯이.. 실망하는 가족들을 위해, 아니 자신을 위해 햄릿 모노드라마를, 1인다역을 소화하면서 공연이 다 끝난 텅빈 무대에서 보여줍니다. 열연합니다. 그리고 그는 극속의 관객, 실제의 관객에게 뜨거운 박수를 받습니다.

세상엔 삼류도, 일류도 없습니다. 사람들이 다 정해놓은 기준일뿐이죠. 자신이 맡은 역이 주연이던 단역이던 그 역할에 충실하면 그것으로 그 사람은 일류이고 최고이며 박수를 받을만 한 것입니다. 마치 영화 넘버3가 던지는 얘기와 비슷합니다.

참 좋은 극이었고.. 잘봤습니다. 연극은 보면 볼수록 매력이 있는 것같습니다. 좀 비싸서 그렇지-_-;;

참.. 여기 김정균 나오더군요. 일류배우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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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15 23:30 2004/12/1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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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Croissant
    2004/12/15 23:45
    연극은 비싸도 충분히 남는게 있는 것 같아요. 잘 선택해서 좋은 작품을 봤다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듯.
  2. 와니
    2004/12/16 00:22
    웬지 저한테 어울리는 연극일거 같네요. 보고 싶은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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