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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희극 중 "한여름밤의 꿈"은 굉장히 유명하다. 이 유명한 극을 그간 스토리만 겨우 알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로 드디어 직접 만났다. 처음 만나는 "한여름밤의 꿈"이 원작이 아니라 한국적으로 각색한 작품이란 것이 좀 아쉽긴 했지만,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밤의 꿈"은 그런 아쉬움을 잊게 해주는 명품이었다. 과연 수많은 국제축제에서 초청을 받고, 해외관객들에게도 인정을 받을만 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우리가락, 우리문화의 품에서 멋지게 재창조해낸 것이다!

우리가락과 우리정서가 어우러진 장면 하나하나가 참 맛깔났다.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고 소리를 낸 우리가락 배경음악과 효과음은 귀에 착착 감겨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배우들의 몸은 유연하고 가볍고 날렵하여 도깨비, 사람, 숲을 자유자재로 표현해냈다. 특히 도깨비 역을 맡은 배우들의 동작과 표정은 영락없는 우리 상상 속의 도깨비와 같았다. 단지 아쉬운 점이라면 맛깔나는 비주얼과 가락에 비해, 대사처리는 그냥 그랬다. 크게 나쁘진 않았지만.. 종종 어색하거나 귀에 쏙 들어오지 않는 대사들이 있었다. 물론 자막 없이 해외관객들과 소통했다는 에피소드처럼 대사의 비중이 높은 극은 아니긴하다.

마당놀이적 요소도 결합되어 있어서 관객들에게 말도 걸고, 호응 요구도 하고, 침도 뿌리고, 수박도 튀긴다. 전에 보았던 "예술하는 습관"과는 달리 제4의 벽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극 내용 자체가 상상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꿈 같은 이야기라서 이런 스타일이 잘 어울렸다. 단지, 침이나 수박튀는건 싫어할 관객이 꽤 있을 것 같으니 자제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중간에 도깨비불을 야광팔찌를 날리면서 표현했는데 이건 되게 참신하고 좋았다. 딱 거기까지 좋았는데 야광팔찌를 나누어주는 시간이 너무 길었고, 장난도 너무 많이 쳤다. 다음씬 준비하는데 시간이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런 중간중간의 옥의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극 전체가 놀이이며 축제같은 느낌인 것이 맘에 들었다. 막돌이 역할도 도깨비들이 나와서 도깨비 캐릭터로 하고, 극의 끝과 커튼콜도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개인적으로 커튼콜 긴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 공연은 그냥 신나고 재밌었다.

극 내용 자체는 단순하다. 마치 큐피트의 화살같은 꽃(?)이 있는데, 자고 있을 때 이걸 코에 뿌려놓으면 깨어난 후에 처음 보는 상대를 죽도록 사랑하게 된다. 도깨비들이 이 꽃을 두 가지 목적을 위해 사용한다. 하나는 남자 도깨비 '가비'의 바람기를 고치기 위해서고, 다른 하나는 엇갈린 젊은남녀의 사랑의 작대기를 모두가 행복하게 바로 잡아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덤앤더머 같은 도깨비들이 실수를 하고 만다. 이 극은 그바람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희극답게 마지막은 해피엔딩.

극중인물들에게 모든 것은 한여름밤의 꿈으로, 혹은 꿈처럼 기억된다. 도깨비들의 실수 혹은 장난에 의한 것이었지만, 한여름밤의 꿈은 해피엔딩을 좀 더 강렬하게 해줬다. 꼭 고난만이 미래를 위한 자양분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올바른 방향이건 잘못된 방향이건 무언가를 위해 태운 열정 또한 미래를 위한 훌륭한 자양분이지 않을까? 나도 생각해보면 한여름밤의 꿈처럼 기억되는 강한 추억들이 있다. 지금도.. 미래에 꿈으로 기억될 추억을 만들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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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5 22:43 2011/08/05 22:43


  1. 디셈버08
    2011/09/28 17:02
    연극은 아직 저에게 너무 어려운것 같아요. 한여름밤의 꿈이라니 옥주현씨 목소리가 먼저 떠오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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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는 70~80년대쯤의 전형적인 시골 촌구석입니다. TV에서 봤다면 흔해빠진 세트라고 생각했을테지만 연극무대로 보니 감탄부터 나오더군요. 진짜 시골동네에 와서 앉아있는듯 리얼한 무대였습니다. 이 무대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많이 다뤄졌던 조금은 진부한 이야기였어요. 돈이 웬수라는 이야기죠. 좀 더 행복해지고 싶은데 그러려면 돈이 필요하고 돈을 벌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다보니 결국 다들 순수를 잃어버리고 결국 비참한 최후를 맡게되더라는 그런 이야기입니다. (이런 이야기에 건달은 필수재료지요.) 모든 비극의 시작은 돈이고, 그놈의 돈 때문에 아직 순수가 남아있는 시골촌구석까지 더러워지고마는 이야기는 참으로 씁쓸하고 가슴을 때리지만 이제 이런식의 스토리텔링은 진부해서 큰 감흥을 느낄 수는 없었습니다.

이런 진부함 속에서도 제 눈과 귀를 사로잡은 이는 바로 눈이 보이지 않는 '지순'이었습니다. 세상 더러움을 보지 않아서 일까요? 아니면 보이지 않으니 욕심이 없어서 일까요? 아니면 진정한 가치가 무언지 알아서 일까요? 그저 새하얗게 맑습니다. 일반적 기준으로 볼때 지순이는 가진게 아무것도 없습니다. 몸의 9할이라고까지 표현되는 눈이 안보이죠. 돈도 없죠. 부모님도 없죠. 촌구석에 살죠. 하지만 지순이는 그 누구보다 즐겁고 행복해보입니다. 극을 보는내내 지순의 그 순수함과 사랑스러움에 빠져들었습니다.(이 역할을 맡은 배우의 연기가 상당히 뛰어났어요! 그 특유의 코를 찡긋하는 표정을 잊을수없네요.) 지순의 모습을 보니, 너무 눈 앞에 보이는 가치만을 쫓고있는건 아닌가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결국 얻고자하는건 행복일텐데 말이죠.

전반적으로 무대도 음향도 조명도 좋고 배우들 캐릭터도 살아있어서 즐겁게 관람했습니다. 모자간의 사랑, 남매간의 사랑, 남녀간의 사랑. 조금씩 색이 다른 사랑 이야기를 한번에 보여주고 있어, 가슴 이곳저곳을 건드립니다. 이곳저곳에서 훌쩍거리는 소리도 들렸구요. 하지만 이야기가 너무 진부한 감이 있어서 이 공연 앞에 붙은 화려한 수식어구에는 조금 못 미치는 아쉬운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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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6 21:26 2011/03/06 21:26


  1. 별다방미스김
    2011/03/12 09:10
    몸의 9할이라는 눈.. 얼마나 보고싶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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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아이 러브 유"를 봤습니다. 뮤지컬도 간만이고 로맨틱 코미디도 간만이라서 즐겁게 봤네요. 영등포 타임스퀘어도 처음가봐서 신기하긴 했는데, CGV에 스크린이 아닌 무대가 있다는 것도 신기하더군요. 극장에 왔는데 영화관의 향기가 물씬 풍기니까. 어쨌든 극장은 무대도 좋고 객석도 편해서 좋았습니다.

남녀관계를 둘러싼 속마음을 말한다

생각해보면 인류 최초의 인간관계는 바로 남녀관계였습니다. 그리고 늙어 죽기 전까지 서로를 원하는 것이 남자와 여자죠. 뮤지컬 "아이 러브 유"는 다양한 남녀관계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쭉~ 보여줍니다. 그냥 보여주는건 아니고 속마음을 중심으로 위트있게 보여줍니다. 가볍게 볼 수 있고 머리를 안굴려도 되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하기 때문에 참 괜찮더군요. 상당한 인기를 얻었던 TV "남녀탐구생활"이랑도 비슷한 면이 있습니다.

연애하고 싶어진다

프롤로그에서 각자 소개팅을 하러 가는 4명의 남녀가 노래를 합니다. 기대되고 신나면서도 떨리고 두렵고 무섭고 걱정된다는 내용입니다. 공감이 안갈수가 없죠. 상대가 나를 맘에 안들어해서 상처받으면 어쩌나, 혹은 맘에 안드는 상대가 나오면 어쩌나하는 걱정은 누구나 하는거니까요. 이런 걱정과 두려움이 너무 커서 아예 시작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구요.

하지만 공연이 진행되면서 다양한 에피소드 안의 남녀를 만나고, 그들의 속을 들여다보면 점점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웃고 공감하면서 '아, 다들 똑같구나' 하게 되는거죠. 다 보고다니까 연애가 하고 싶어지고, 두려움도 없어지더라구요.

사족:맘에 드는거 맘에 들지 않는거

4명의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참 잘 소화해내더군요. 노래도 잘하구요. 무엇보다 맘에 드는 건 노래의 가사 전달이 뛰어났습니다. 의외로 프로 뮤지컬에서도 노래 가사 전달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것처럼 짜증나는 일이 없거든요. 뮤지컬에서 노래는 곧 대사이기때문이죠. 아무튼 그 부분이 정말 맘에 들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건 대사에 "연극톤" 혹은 "성우톤" 이 좀 묻어나더군요. 살짝 어색한거죠. 뭐, 대사는 그리 많지 않았기에 많이 걸리진 않았어요.

원작을 전혀 모르긴 하지만, 우리나라와 현시대에 맞게 좀 각색을 한게 분명해 보입니다. 좋습니다. 더 공감되고 더 재미있죠. 근데 왜 등장인물들의 이름은 외국이름으로 냅뒀는지 의문입니다. 기왕이면 이름도 한국이름으로 바꿨으면 좋았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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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7 01:03 2010/11/27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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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있고 재밌는 분위기

무대는 마치 분위기 좋은 카페나 바를 연상시켰습니다. 배우들은 종업원 복장을 하고 관객들을 맞아줬습니다. 무대 한켠에 놓인 피아노에선 아름다운 선율의 음악이 연주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조금 지나자 시작했는지 안했는지도 모르게, 연극인지 카페인지도 모르게, 실제 상황인지 연출된 상황인지도 모르게 극이 스윽~ 시작됩니다. 코믹하게 등장한 머리 벗겨진 아저씨가 부르는 멋진 문리버로 시작해서 입으로 연주하는 드럼, 멋드러진 화음의 자바자이브는 극의 인트로로 손색이 없습니다. 관객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킴과 동시에 공연 에티켓 소개까지 한방에 끝내버립니다. 인생과 문화예술을 즐길 줄 아는 (것 같은) 죠바니 아저씨가 그윽한 커피향이 가득찬 카페에서 들려주는 카르멘이야기! 굉장히 맘에 들고 기대가 마구마구 됐습니다.

그런 "느낌있는" 분위기와 "코믹한" 분위기는 극 내내 좋았습니다. 다양한 악기와 도구들이 대부분의 배경음악과 효과음을 담당합니다. 간간히 나오는 노래도 너무 잘 부릅니다. 1인 다역에 악기 연주까지 해내는 배우들의 연기과 연주도 좋습니다. 특히 코믹한 연기들이요. 또, 만화같은 설정이라고 해야할까요. 설명은 잘 못하겠지만 상황설정이나 무대장치 활용도 좋았습니다. 배꼽 잡고 웃었고, 즐거웠습니다.

잔가지가 주는 지루함

그런데 좀.. 지루했습니다. 솔직히 런닝타임이 2시간을 넘어선 줄 알았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저도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아무래도 이야기의 중심이 되어야할 카르멘의 이야기나, 돈호세-카르멘의 사랑 이야기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양이 부족했다는게 아니라 비중이나 표현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시작할 때 죠바니 아저씨는 분명 카르멘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해보겠다고 했는데 별로 그런것 같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왜 카르멘이 한 남자에 정착을 못하는건지, 돈호세에 대한 마음이 뭔지, 정말로 남자를 좋아하는 건지 아니면 남자를 단지 이용하기 위해  유혹하는건지에 대한 얘기가 없어요. 그래놓고 돈호세가 죽기전에 알고보면 불쌍한 여자라고, 카르멘이 나쁜게 아니라 집시들이 나쁜거라고 툭 던져놓으니까 전혀 공감도 안가고 돈호세만 더 불쌍해보이더군요.

반면 카르멘 때문에 인생 파멸에 이른 돈호세의 심리는 비교적 잘 그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 돈호세의 카르멘에 대한 집착과 사랑이 별로 잘 느껴지지 않더군요. 제 생각에는 중간중간 코믹한 부분이 그러한 진지한 몰입을 방해하는 것 같습니다.

잔가지에 너무 신경을 쓰다보니 정작 중요한걸 놓쳤거나 기둥이 부실해서 부랴부랴 잔가지로 가린 느낌입니다. 그러다보니 양도 많아져서 지나치게 꾹꾹 눌러담은 느낌도 났습니다. 시작할 때 책의 화자인 고고학자(?)가 하는 말은 너무 후루루룩 얘기해버려서 뭔소린지 하나도 못알아들었습니다. 그저 빨리빨리 치워버려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고 있다는건 알겠더군요. 저까지 숨넘어가는줄 알았어요. 또 몇몇 장면은 저 얘긴 뭐하러 하는거지?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원작을 다 보여줄 순 없었을 것이고, 분명 생략이 있었을텐데 생략을 더 과감히 하는것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게 후루룩 말아먹는거나 관객들을 어리둥절하게 하는것보다 훨씬 나으니까요. 그렇게 하면 중심스토리라인에 더 집중할 수도 있을 거구요.

여운 사라짐의 아쉬움

개인적으론 공연 전과 공연 뒤에 주저리주저리 말 많은 걸 싫어합니다. 특히 공연 뒤에 말 많은게 참 싫습니다. 공연은 기본적으로 환상이라고 생각하구요. 그 환상이 주는 여운을 느끼는 것이 즐거움인데 공연 뒤에 관객 잡아놓고 주절주절 이야기하면 여운 다 깨져서 화가 납니다. 특히 배우가 얘기하는건 최악입니다. 이 공연 마무리가 참 맘에 안들었던 것이 커튼콜하는데 한명씩 나오는데다 주절주절 소개까지 하지 뭡니까?! 커튼콜이 지루할줄이야.. 그 지루했던 커튼콜이 끝나니까 또 잡습니다. 또 주절주절 얘기합니다. 아 정말 싫습니다. 제발 깔끔하게 끝내주세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종이에 써서 나눠주던가 극장 문앞에 서서 얘기하면 되잖아요.

p.s: 뮤지컬로 홍보가 되고 있긴한데, 사실 뮤지컬보단 음악극이라고 해야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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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31 02:15 2010/10/31 02:15


  1. 탐진강
    2010/10/31 21:02
    연극이 끝난 후 깔끔하게 끝내야 하는데 커튼콜이 지루하게 끌었나 보군요.
    짧고 굵게 가면 좋겠지요
    • basecom
      2010/10/31 21:37
      네, 제가 선호하는 스타일은 그냥 모든 출연진이 우루루 몰려나와서 인사하는 스타일입니다. 만약 관객들이 공연에 감동받았다면 박수가 멈추지 않을 것이고 무대에서 배우들의 인사는 계속 되겠죠. 아기자기하거나 재치있게 꾸미는 것도 짧고 굵게하는게 충분히 가능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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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는 좀 됐는데, 이런 저런 일들이 많아서 미뤄왔던 감상을 해봅니다. 공연 보고 감상을 엉터리로라도 하지 않으면 뭔가 마무리를 하지 않은 기분이 들어서요.

한양대 연영과의 여름레파토리로 올려진 공연입니다. 극의 내용을 가지고 집에 와서 검색을 좀 해보니까 오스카 와일드의 "환상 동화"를 각색한 극이더군요. 동화는 동환데 현실감이 풍부한 동화 2~3편이 무대 위에 올려졌습니다. 어른을 위한 동화라고 하면 잘 들어 맞는 표현 같습니다.

굉장히 흡입력 있는 도입

도입이 상당히 좋더군요. 막돌이 없이 막바로 시작했는데, 극의 도입부에서 공연 에티켓에 관한 당부까지 아주 코믹하고 자연스럽게, 게다가 효과적으로 전달해버렸습니다. 물론 극의 시공간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시도겠지만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본 이야기를 하기 전에 올려졌던 빨간 모자 이야기도 참 재밌었습니다. 관객 입장에서 보기엔 그냥 웃기려는 의도 뿐인 이야기였죠. 예전 웃찾사의 웅이 아버지였나요? 그 코너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알맹이가 없어보이는 내용이었지만 극 초반에 진짜 배꼽 잡고 웃으면서 극에 쫙 빨려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배우들의 재치와 아이디어가 돋보였습니다.

아쉬웠던 본 이야기

그러나 솔직히 말하면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자 극이 좀 늘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연습이 부족한건지 작품에 대한 분석이 부족한건지는 잘 모르겠는데요. 코믹한 부분을 할때와는 좀 다른 실망적인 모습을 몇몇 배우들이 보이더군요. 그러다보니 별로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건 아닌데도 극의 내용이 쫙 와닿지 않는 그런 부분이 있었습니다. 정작 핵심을 잡지 못한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재치 넘쳐서 즐거웠던 공연

그래도 극이 졸립지 않았던 것은 여러 부분 볼거리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도입부 뿐 아니라 극 중간 중간에 재밌는 부분들은 진짜 재밌었구요. 대부분이 1인 다역을 했는데, 사람 뿐 아니라 나무나 새 같은 역할까지 잘 소화해내더군요. 1인 다역을 하면서 관객을 혼란스럽지 않게 하는게 생각보다는 어려운데 요.(프로 배우들도 이를 잘 못하는 이들을 가끔씩 봅니다.) 뭐 저는 사람이 아니라 나무나 새를 할 때도 전혀 혼란스럽지 않았습니다. 참 즐겁게 관람을 했습니다.

사랑의 아픔에 대하여

사랑이 무엇보다 가치 있는 아름다운 감정이라는 데에는 대부분이 동의를 할겁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아름다운 사랑은 아픔이라는 감정을 옆에 데리고 다닙니다. 아프기 때문에 더 아름답기도 한 것 같구요.
 
첫번째 이야기에서 나이팅게일이라는 새는 사랑에 빠진 청년에게 고백을 위한 붉은 장미를 주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립니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붉은 장미는 돈에 지고 맙니다. 청년은 차이자 마자 붉은 장미를 길에 버려버립니다. 사랑했던 여자를 포기한건 물론이구요. 청년의 사랑은 그저 열병 같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진실한 사랑이 아니라고 단정지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팅게일은 엄청난 희생을 했는데 과연 누구를 사랑했던 걸까요? 청년? 아니면 진실한 사랑이라는 그 감정 자체? 모르겠지만 참 아픕니다. 현실은 순수한 사랑만으로는 헤쳐나갈 수 없는걸까요?

두번째 이야기는 더 슬픕니다. 공주의 생일파티에서 한 꼽추가 춤을 추자 공주가 상당히 즐거워합니다. 그리고 장미꽃 한송이를 던져주죠. 꼽추는 그 장미꽃을 받고 공주가 자신을 사랑한다고 생각하여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그런데 우연히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죠. 그 추한 모습을 보고 공주가 자신 따위 사랑하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을 깨닫고 맙니다. 그리고 마음이 찢어져버립니다. 여기서 꼽추 연기한 분의 연기가 참 멋지더군요. 아이들을 위한 행복한 동화라면 이쯤에서 공주가 진짜로 꼽 추를 사랑하고 있었고, 공주가 꼽추의 마음을 위로하여 꼽추가 다시 춤을 추게 되는 해피엔딩으로 끝 나겠지만, 공주의 마지막 말은 좀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다음부턴 날 즐겁게 해줄 애들은 마음을 갖 지 못하게 하세요" 였던 가요. 사랑은 아름답지만 결실을 맺지 못하면 참 슬프고, 비참해지기 까지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극 전체를 통하여 뭘 전달하고자 하는지를 잘 모르겠더군요. 완전히 분리된 옴니버스가 아니라 동화를 읽어주는 아저씨가 존재해서 하나로 묶고가는 옴니버스니까 전체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게 분명히 있을 텐데 그걸 제대로 해주지 못한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극의 제목이 왜 "아기, 잘 자고 있는 지"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정작 핵심을 잡지 못한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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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8/30 01:46 2010/08/30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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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끝나고 집에 오자마자 바로 써놓긴 했는데, 귀차니즘때문에 이제야 올리네요. 웹상에 공개된 공연사진이 없어서 좀 아쉽군요.

길을 지나다 "사랑을 주세요" 포스터를 봤을 때 얼마나 흥분됐는지 모릅니다. 이 연극은 퓰리처상을 수상했을 만큼 작품성도 상당하지만, 제겐 개인적으로 추억이 담겨 있는 연극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대학 연극 동아리에서 처음 출연한 작품이 바로 "사랑을 주세요" 였습니다. '처음'이란 것은 누구에게나 애틋한 기억이죠.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며 동아리를 떠나려는 시점이라 더 애틋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랑을 주세요"가 바로 제가 연극을 사랑하게된 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닐 사이먼이란 작가는 지문을 상당히 자세히 쓰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무대 구조나 인물들의 캐릭터가 제가 했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옛 추억의 감상에 빠지기에 더 없이 좋은 조건이었습니다. 배우들이 대사 하나하나 할때마다 그때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습니다. 하나의 대사를, 하나의 동작을 완성하기 위해 그렇게 많은 연습을 반복했었지... 아! 저땐 저렇게 표현했으면 더 좋았겠구나...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봤습니다. 그러고보니 벌써 5년전 이야기네요. 직접하는 공연이 심하게 땡기는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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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주세요"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 가정에서 일어난 이야깁니다. 나치 치하에서 받은 상처로 마음을 닫고 살아가는 할머니는 살아남는 것이 가장 최우선이라고 생각하죠. 살아남기 위해선 강해야만 하구요. 그래서 자식들을 굉장히 강하게 키웁니다. 사랑이나 따뜻함 따윈 사치지요. 부족한 사랑의 결과로 할머니의 자식들은 하나씩 장애를 가진채 성장하게 됩니다. 정신지체인 벨라, 숨넘어가면서 얘기하는 거트, 나약한 울보 에디, 너무 강해 건달이 돼버린 루이..

할머니와 벨라만이 사는 숨막히는 집안에 에디의 아들들인 제이와 아리가 들어와 살게되면서 그 깊숙하고 오래된 상처가 수면 위로 드러나게 됩니다. 할머니도 사랑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어느 부모가 자식들에 대한 사랑이 없겠습니까? 사랑의 방법이 자식들을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도록 강하게 키우는 것이었던 거죠. 제이와 아리가 살게된 이후 벌어진 몇가지 에피소드로 인해 할머니는 조그만 변화를 겪게됩니다. 사랑을 표현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닫게 된거죠. 내 아이들이 사랑을 그토록 갈구하고 있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된 것이죠. 순간의 깨달음으로 모든 것이 확 변하진 않겠지만 점차 좋아질 것이란 느낌을 남긴 채 극은 막을 내립니다.

다소 올드스타일의 극입니다. 제가 LP세대는 아니지만 그런 느낌을 주는 극이 아닐까합니다. 남녀간의 러브스토리도 아니고, 자극적인 코미디도 아닙니다.(아, 노출은 있군요) 정극스타일이고, 무대도 굉장히 사실적이죠. 완전 아날로그스타일입니다. 극의 길이도, 대사의 길이도 상당합니다. 하지만 그래서 참 따뜻한 극입니다. 포근한 미소가 지어지는 극입니다.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 요소가 많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작가가 워낙 친절해서 하고자 하는 말이 장대사에 다 녹아있구요. 극의 인물들이 벌이는 코믹한 에피소드들이 워낙 양념을 잘 해주고 있거든요.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줄 수 있는 드문 작품이죠. 신나게 웃다가 울 수 있는 작품이고, 웃기만 하다 잊혀지는 작품이 아닌 뭔가 남는 작품입니다.

여기에 배우들의 연기도 빛이 났습니다. 특별히 벨라역의 정경순씨와 루이역의 장두이씨의 연기가 발군이었습니다. 다른 배우들도 물론 굉장히 잘 소화해냈지만요.

어쨌든 이 극은 사람들이 사랑을 얼마나 갈구하는 지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사랑 하나로 얼마나 많은 것들이 바뀔 수 있는가를 이야기하고 있죠. 하지만 마음 속에만 간직하고 있는 사랑은 소용이 없습니다. 옆 사람에게 그 사랑을 보여줘야지요. 사랑은 표현되어야 비로소 진정한 사랑이 됩니다. 표현된 사랑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어루만져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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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5 19:52 2009/12/25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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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사이코"는 고대 그리스의 메데아 신화를 모스크바로 가져온 작품입니다. 이 작품과 같이 색다른 시도를 하기에 신화는 참 적합한 소재인 것 같습니다. 아주 잘 알려진 이야기를 바닥에 깔고 가기 때문에 이야기에 집중할 에너지를 다른 쪽에 조금 나눠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화는 물론 진부하지만, 대부분의 요즘 이야기들도 기본적인 틀은 신화를 따를 정도로 인간의 마음을 잡아끄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양념만 제대로 하면 전혀 지루하지도 않구요.(당장 드라마 "청춘의 덫"만 해도 메데아 신화와 유사점이 많습니다.)

충격적인 신선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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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봤던 SPAF2009의 작품 중에 최고입니다. 런닝타임이 3시간 가까이 되는데도 전혀 지루하지가 않았습니다. 이유는 표현방식이 매우 신선했기 때문입니다. 핵심은 카메라맨의 존재입니다. 무대 위에 두 명의 카메라맨이 들어와있습니다. 공연을 촬영 합니다. 촬영된 영상은 실시간으로 무대 위에 설치된 스크린에 보여지죠. 배우의 얼굴 또는 신체 부위가 클로즈업 됩니다. 객석에서는 보이지 않는 무대 사각지대가 스크린에 나타납니다. 객석을 바라보고 있는 배우의 뒷모습도 볼 수가 있습니다. 미러볼이나 그림책 같은 소품을 클로즈업해서 장면의 효과를 증폭시킵니다.

단순히 찍어서 보여주는 수준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장면에 맞게 카메라웤을 합니다. 실시간 촬영된 영상만이 활용되는 것도 아닙니다. 히치콕 감독의 영화 "사이코"가 중간중간 공연과 오버랩되며 나옵니다. 무대 위의 세공간(메데아방, 크라우제방, DJ공간), 그리고 스크린. 어디에 중점을 두고 볼지는 관객의 마음입니다. 눈이 호강을 합니다. 뿌듯해요. 어설픈 비유를 하자면, 경비실에 앉아서 CCTV 모니터로 건물 전체를 한눈에 바라보는 기분입니다. 그만큼 작품이 입체적으로 다가오는 느낌입니다. 영화의 장점을 연극무대로 가져와버린겁니다. 맙소사.

무대를 굉장히 좁게 쓰는 것 같은데도(아니 무대 자체가 별로 크지 않은건가?) 영상 덕인지 굉장히 흡입력이 있더군요. 외국 작품이라서 자막을 봐야하는데, 자막 스크린 바로 옆에 영상 스크린이 있어 작품의 비주얼을 놓치지 않으면서 자막을 볼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뭐, 의도치 않은 효과겠지요.

배우들의 연기 또한 엄지손가락을 펴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배우들은 때론 객석을 향해서, 때론 카메라를 향해서 연기를 합니다.(배우들과 카메라맨들이 호흡을 맞추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이 필요했을까요?) 연극적인 연기, 그러니까 다소 과장된 연기(미친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더더욱 과장된)를 하면서도 영화적인 연기, 그러니까 디테일한 연기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특히 메데아 역의 배우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 광기어린 연기를 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빨리 되감기 효과, 슬로우모션 효과를 비롯한 퍼포먼스적인 동작들도 감칠맛 나는 양념이었습니다. 해설자 비슷한 역할을 하는 DJ 또한 볼거리였구요. (이 DJ는 공연 시작 전에 로비에서 디제잉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을 사이코로 만드는 사랑과 성취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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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잘 아시다시피 메데아는 이아손과 사랑에 빠져서 조국을 배신한 여인입니다. 배신하는 과정에서 남동생까지 죽였습니다. 그렇게 모든 걸 버리고 이아손과 행복하게 잘 사는가 했더니 이아손이 성취욕(돈, 권력)에 눈이 멀어 메데아를 버리게 되자, 복수심에 불타 남편과 아이들까지 모두 죽이는 무서운 여인이죠. 끔찍한 희대의 악녀라는 평을 받지만, 이 이야기가 계속 재생산되는 이유는 메데아의 행동이 이해가 가기때문일겁니다. 아주 극단적으로 표출되서 그렇지 메데아의 심정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겁니다.

이 비극은 사랑때문에 생겨났습니다. 가장 순수하고 가장 아름다운 감정인 사랑때문에요. 참 아이러니하지 않아요? 성취욕 또한 만만치 않은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왜 인간은 현재의 행복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것을 가지려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돈과 권력은 결국 행복하게 살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건데.. 소중한 사람을 버리면서 까지 높아지고 싶고 많이갖고 싶을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욕망이 참 우습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저도 이런 사랑과 성취욕 앞에선 약한 인간이기때문에 메데아 이야기를 볼 때마다 슬퍼지는 것 같아요..

편하게 공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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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연은 어렵지 않습니다. 이야기의 밑바탕이 잘 알려진 신화거든요. 메데아의 행동 동기는 사랑이기때문에 공감하면서 보기에도 어려운 작품이 절대 아닙니다. 표현하는 방식도 재밌고 곳곳에 개그코드도 숨어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지요.

근데 굉장히 어렵고 난해하게 보는 사람들이 꽤 많더군요. SPAF2009에 대해 프리뷰한 어느 신문기사에서도 상급코스에 뒀더라구요.(이거 보고 괜히 쫄아서 봤어요.) 이걸 어렵게 볼라고 하니까 어려워진다고 생각해요. 뭐 평론가들이나 예술가들은 무슨형식을 썼고 연기메소드는 어떤 것이고 표현방식은 무슨 스타일이고 하면서 보겠죠. 배우들이 사소한 동작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구요. 물론 이런 것들이 틀린 건 아닙니다. 실제로 공연팀은 굉장히 많은 고민을 하면서 표현방법을 정하고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하며 창조했겠죠. 당연히 그래야만 하구요.

하지만 일반 관객들까지 그렇게 볼 필요가 없죠. 그냥 내가 느끼는대로 알아지는대로 받아들이면서 즐거우면 그만입니다. 후에 다른 사람들과 감상을 나눈다거나 다른 자료를 접하면서 더 많은 것을 알아갈 수도 있겠지만, 볼때부터 예술적으로 깊숙한걸 이해해보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는거죠. 그러다보면 다 재미없습니다.

저도 별로 예술가적인 눈은 없어서 깊게 보진 못하지만 그냥 즐겁게 보려고 합니다. 식견이 대단한 사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지만, 따라갈라다가 가랑이 찢어질 걸 알기때문에 굳이 노력하진 않습니다. 보다보면 그런 식견이 생길 수도 있을 거란 기대만 조금 갖으면서 편하게 보는거지요~


이 포스트에 쓰인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쓰였습니다.
이미지에 대한 권리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와 School of Modern Drama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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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11 14:32 2009/11/11 14:32


  1. gemlove
    2009/11/11 19:25
    무대 위에 카메라맨이 등장하다니 신선하네요 ^^
  2. 못된준코
    2009/11/11 21:14
    엥~~댓글 타고 왔더니만...로그인하게 되있군요~~ㅎㅎ
    아주 재밌게 잘보고 갑니다.~~~~
    • basecom
      2009/11/11 22:00
      음? 제 블로그는 설치형이라서 로그인이 필요없을텐데요^^;
      ㅎㅎ 방문해주셔서 감사해요~
  3. mediasetter
    2009/11/12 00:59
    basecom님 와우, 너무나 멋진 블로그를 가지고 계시군요. 트랙백 감사합니다.
    더불어 모스크바사이코에 대한 좋은 포스트 참 재밌네요, view on 누르고 갑니다~
    자주 제 홈피에도 놀러오세요. ^^ 전 이미 즐겨찾기 했습니다. ㅋㅋ 앙.. 여기 블로그 너무 멋져서 갑자기 설치형 블로그로 바꾸고 싶은데요? ㅋㅋ
    • basecom
      2009/11/12 01:07
      멋지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ㅎㅎ 스킨 바꾼지 얼마 안되서 뿌듯하네요ㅎ 저도 즐겨찾기 했습니다^^;
      참, 굳이 설치형으로 안오시고 티스토리나 텍스트큐브로만 옮기셔도 예쁜 스킨이 많아요 ㅎㅎ
  4. 아르테미스
    2009/11/12 05:44
    좋은 말씀 해 주시네요~
    전 예술이 어렵더라구요 ;;;

    그냥 보고, 느껴지는대로..그러면 편할것 갔긴 하네요
    분석이런거 한걸 보면 어려워서리 ㅎㄷㄷㄷ;;;
    • basecom
      2009/11/12 11:55
      저도 어려울 때가 많아요 ㅎㅎ 근데 예술을 공부한 똑똑한 사람들만 알아먹을 수 있는 소위 예술적인 작품은 좋은 작품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재밌게 볼 수 있어야죠. 거기다 공부한 사람들까지 감탄시킬 정도의 깊이가 있으면 대박 작품이구요.ㅎ
  5. soul
    2009/11/18 20:56
    저두 이공연 봤는데요~

    사실 보고나서 굉장히 신선하고 재미있게봤지만

    내용 이해가 되질 않아서 조금 아쉬웠는데

    님의 블로그에 쓰신 글 보고 완전 정리가 다 됐네요~ㅋㅋ 감사합니다~^^

    종종 놀러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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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밖에 발견한 명작, <스카우트>

불의의 기습을 당했습니다. 가을도 조금 타고 있고, 공부하기 전에 재충전이나 할 요량으로 신나게 웃을 수 있는 코미디영화를 고른건데 이게 가슴을 짓누르네요. 게다가 리뷰까지 쓰고 있으니 말려도 단단히 말렸네요.

그저 선동열을 소재로 한, 임창정이 나오는 야구 코미디 영화로만 알고 있었는데 굉장한 수작입니다. 왜 흥행에 실패했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말이죠.(좀 뒤져보니 홍보가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재미있는, 된장비빔밥 같은!

영화 <스카우트>는 전혀 관련이 없는 듯한 소재를 잘 버무려서 맛을 낸 영화입니다. 이 점이 참 좋더군요. 선동열, 518, 첫사랑이라는 소재를 아주 묘하게 엮여있습니다. 까딱하다간 산으로 가버리기 딱 좋은 이야긴데요. 극본이나 연출력이나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마케팅직원은 굉장히 난감했을 것 같군요. 영화 전체를 이끄는 동력은 분명히 '선동열 스카우트 이야기'에요. 하지만 진짜는 그게 아니거든요. 그렇다고해서 스카우트 얘길 빼자니 애매하고...

참 기가 막힙니다. 영화는 사랑에 관해 얘기하고, 혼란한 시대상에 비추어 인간을 얘기하는데 그 얘길 쭉 빼주는건 선동열입니다. 소재들 간에 서걱거리고 진부한 틈을 선동열이 매꿔줍니다. 플래쉬백도 너무나 매끄럽습니다. 적절한 포인트를 타고 쑥 들어갔다가 쑥 나오네요. 너무 기대도 안하고 생각 없이 봐서 그런지 여운이 장난이 아닙니다.

개그코드도 아주 딱 제스타일입니다. 조폭들이 멋지게 싸우러 들어가서 솜 날리게 베개싸움을 하고, 선동열을 줄삼아 줄다리기를 한다던지, 임창정이 선동열 아버지를 만나러 갔을 때 청혼남을 등장시켜서 '아드님을 주십쇼' 라는 진부한 대사를 빵 터지게 만드는 건 정말 맘에 들지 않을 수가 없어요. 진부할 수 있는 것들이 신선한 재미로 다가오니 말이죠. 웃기기 위해 스토리를 망쳐버리는 무리한 수를 두지도 않았죠.

사람과 사랑을 뭉클하게 이야기합니다. 근데 또 이게 은근히 담담하게 이야기해서 효과가 배가 되더군요. 아마 그 시대를 살았던 분들이라면 더 진하게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두가 상처를 입었음을 이야기합니다.

사랑은 사람의 영향 아래 있고, 사람은 시대의 영향 아래 있습니다. 혼란한 시대는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었죠. '행동한 자' 뿐 아니라 '침묵한 자'와 '가해자'까지도요. 그러한 시대는 오해를 낳고 오해는 사랑을 가려요. 결국 평범한 사람들의 사랑까지도 짓밟아 놓는 것이죠. 물론 영화 <박하사탕>, <화려한 휴가>, 연극 <짬뽕> 등을 통해 많이 접해왔지만 접할 때마다 조금씩 제가 보지 못했던 부분을 보게되니 계속 가슴이 쓰리더군요.

극중 임창정은 자신의 일, 안위를 모두 버리고 사랑을 택합니다. 전형적인 히어로의 선택이죠. 하지만 마지막에 형사들에게 잡혀가는 씬에서 다시 비굴해지는 모습은 임창정을 다시 소시민으로 만들어줬습니다. 공감하기 힘든 '단지 영화 속 인물' 이 아닌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의 인물'이 된거죠.

지금, 가슴이 시키는 일이 무얼까요?

지금을 살고 있는 20대로써, 지금을 생각해봅니다. 지금도 지금 나름의 아픔이 있습니다. 정치가 안정되지 못한 시절보다는 자유롭고 풍족한 시대를 살고 있긴 하지만 우리 88만원 세대에겐 발달되고 첨단화된 현대사회가 어깨를 짓누르는 아픔입니다.

하지만 시대에 휩쓸려만 다닌다면 그저 피해자로 남을 뿐이겠죠. 임창정처럼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렵니다. 조금 더 힘들고 어렵더라도 가슴 한 구석에 피해의식을 남기는 것보다는 아련한 추억을 남기는 것이 더 좋을테니까요.

아무튼 담백하고 담담하고 은은한 이 영화..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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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04 18:15 2009/10/04 18:15


  1. whitewnd
    2009/10/14 17:31
    저는 개봉을 했는줄도 몰랐는데 그랬군요.
    누가 혹시 스카우트 얘기를 하면, 아 어떤 분이 그러는데 괜찮다더라. 라고 전해줘야겠습니다. :D
  2. basecom
    2009/10/17 01:54
    whitewnd // 꼭 전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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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에 관한 짤막한 이야기들

체홉의 두 단막극을 연달아 봤습니다. 둘 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코믹하게 풀어낸 작품인데요. 뭔가 가볍고 산뜻한 느낌이었습니다. 가슴에 울림이 남을 정도는 아니지만 은근한 매력이 있달까요?

<곰>은 사랑의 상처로 인해 마음을 닫고 사는 남녀가 서로의 색다른 모습에 반해 마음을 열고 다시 사랑을 하게 되는 이야깁니다.

문을 꽁꽁 걸어잠그고 집안에만 틀어박혀서 아무도 만나주지 않는 과부의 모습이 둘의 마음상태와 절묘하게 오버랩되더군요. 적막이 흐르는 공간에 곰 같은 남자가 들어와서 집안을 뒤흔들어놓는 것 또한 서로의 마음이 흔들리는 과정과 오버랩되어 잔잔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결국엔 새로운 사랑으로 이전의 상처를 치유하는 아주 아름다운 해피엔딩으로 극이 마무리 됩니다. 인터미션 시간에 누가 내 가슴도 흔들어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잠깐 들었..;;

<청혼>은 이웃집에 한 남자가 청혼을 하러갔다가 사소한 문제로 다투기 시작하면서 본래의 목적을 잃고 아주 웬수가 다됐다가 갑자기 급 결혼을 해버리는 내용입니다.

결혼이 결정되면서 모든 갈등이 급정리되는데요. 역시 사랑은 모든걸 덮어버리는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참 사람들이 사소한 것 하나하나에 집착해서 정작 중요한걸 잊고 사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됐구요. 결혼결정 후에도 계속 사소한 문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잠깐 보여지는데요. 사랑한다고 하면서도 결국엔 각자의 주장, 자존심을 완전히 덮어버리진 못하는 모습에 공감을 하게 되니 '피식'하고 웃음이 나더군요. 극은 짧지만 참 리얼하게 잘 풀어냈다 싶었습니다.

앙상블의 비교체험

비슷한 느낌의 두 단막을 연달아 보다보니 자연히 팀 간의 완성도가 비교되더군요. <곰>의 경우엔 보는 내내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습니다. 극 속으로 쭉 빨려들어가려는데 문턱에 걸려넘어지는 느낌이랄까-_-; 처음에 시작부터 하인역을 맡은 배우 한쪽팔이 자꾸 덜렁덜렁 거려서 신경쓰이더니 발성이 아주 좋은 빚쟁이께선 멋진 소리와 좀 따로노는 연기를 보여주시는 겁니다.

배우 개개인의 역량보다도 장면장면에서 좀 더 살릴 수 있을 거같은데... 하는 아쉬움을 계속 남기더군요. 뭔가 어색하고 연기가 조화가 안되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연습량이 부족한건지 분석이 부족한건진 모르겠지만 좀 아쉽더군요.

                  ㄴ <곰>에서 가장 재밌었던 대목은 "이!!!! 곰새키야!!!"

반면 <청혼>은 너무 재밌게 봤습니다. <곰>이랑 비교해서 배우간에 호흡이 굉장히 좋더군요. 톱니바퀴 맞불리듯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극에 빨려들어가는 느낌이랄까요. 그냥 뭐 흐뭇해지더군요. 아버지 역 하신 배우분은 너무 오버하셔서 흥분하실땐 간질환자가 되버리셨지만 뭐 전혀 무리없었습니다. 딱 두번 나왔지만 잠깐 정지하는 장면은 아기자기한 재미를 더해 주더군요. 역시 연극은 배우 개개인의 역량이 문제가 아니라 앙상블의 문제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걸리적 거리지 않는 대사

개인적으로 연출을 맡은 오세곤 선생님에게 호감을 갖고 있습니다. 어떤 분인지 자세히 아는 바는 없지만, 외국 작품을 번역 할 때 최대한 우리말에 가깝게 바꾸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이 굉장히 좋더군요.

저 같은 경우 외국 작품을 접하면 우선은 생소한 이름/지명에 머리가 혼란해집니다. 그중에서 러시아는 아주 최악입니다. 그놈이 그놈같고 저놈도 그놈같고.. 아무튼 그 이름 기억하기도 바빠 죽겠는데 이상한 번역투의 대사를 듣고 있자면 내용파악이 쉽게 안되서 짜증이 많이 납니다. 모름지기 공연이란 팔짱끼고 앉아있어도 쑥 빨려들어갈 수 있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듣기 평가하는 것도 아니고 대사를 듣고자 애쓰고 이해하고자 애써야 하는 공연은 아주 별롭니다.

이번 공연은 걸리적 거리는 대사가 없더군요. 내용이 쉽기도 하고 인물도 적게나오기도 했지만요. 대사를 최대한 간결하고 우리말 같이 하려는 연출자와 배우에겐 아낍없이 박수를 쳐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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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31 02:08 2009/08/31 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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