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극의 3요소, 4요소를 이야기할 때 '관객'은 꼭 들어간다.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연극 공연에서 관객은 그만큼 중요하다. 하지만 관객이 실제 공연에 기여하는 바는 적고, 수동적이다.
관객들이 공연에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참여의 문을 너무 활짝 열면 개판이 되겠지만 적당히 열어두면 재밌는 요인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연극 "드라마 만들기"는 관객들이 직접 그날의 주인공 커플을 결정할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연극이다. 발상 자체는 굉장히 신선하고 재밌다. 다만 내용보다는 그 새로운 형식이 중심이 되는 공연이기 때문에 '연극'이라기 보다 '쇼'에 더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한다. 물론 전적으로 내 생각이다.
제벌2세 남자와 가진 것 없지만 씩씩하게 사는 여자와의 러브스토리. TV드라마의 단골 스토리라인이다. 이 이야기를 관객들이 결정한 커플로 보여 준다. 뻔한 스토리를 대놓고 뻔하게 진행시켜서 웃음을 주는 극이기 때문에 종종 손발이 오그라드는 상황이 발생하는건 감수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손발 오그라드는 상황을 주로 선사하는 나쁜남자 캐릭터를 선택한 사람들이 살짝 원망스러운건 어쩔 수 없었다. 요새 그 캐릭터 너무 흔한대도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걸보니 드라마에 나쁜남자가 대세일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초딩 캐릭터가 맘에 들었다. 선택이 안되서 무대크루 및 엑스트라로 나왔지만 나올 때마다 날 빵빵 터뜨려놓고 가셨다.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라는 것 자체가 없어보여서 좀 아쉽긴 했지만, 예매사이트의 공연소개에서 이미 그럴 거라는 예상을 하고 갔기에 특별히 실망은 하지 않았다.(같이 갔던 일행 중 몇은 이 부분에 대해 좀 실망을 한 것 같았다.)
이렇게 생각없이 웃기만 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 정말 눈물나도록 한바탕 신나게 웃고 왔다. 근데 내용이 너무 없다보니 너무 웃어서 눈물나고 볼이 아픈데도 살짝 루즈한 신기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로미오와 줄리엣"은 기본 스토리가 있으니 좀 더 볼만하지 않을까. 기회가 되면 한번 봐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