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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희극 중 "한여름밤의 꿈"은 굉장히 유명하다. 이 유명한 극을 그간 스토리만 겨우 알고 있었는데, 좋은 기회로 드디어 직접 만났다. 처음 만나는 "한여름밤의 꿈"이 원작이 아니라 한국적으로 각색한 작품이란 것이 좀 아쉽긴 했지만, 극단 여행자의 "한여름밤의 꿈"은 그런 아쉬움을 잊게 해주는 명품이었다. 과연 수많은 국제축제에서 초청을 받고, 해외관객들에게도 인정을 받을만 했다.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우리가락, 우리문화의 품에서 멋지게 재창조해낸 것이다!

우리가락과 우리정서가 어우러진 장면 하나하나가 참 맛깔났다.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고 소리를 낸 우리가락 배경음악과 효과음은 귀에 착착 감겨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배우들의 몸은 유연하고 가볍고 날렵하여 도깨비, 사람, 숲을 자유자재로 표현해냈다. 특히 도깨비 역을 맡은 배우들의 동작과 표정은 영락없는 우리 상상 속의 도깨비와 같았다. 단지 아쉬운 점이라면 맛깔나는 비주얼과 가락에 비해, 대사처리는 그냥 그랬다. 크게 나쁘진 않았지만.. 종종 어색하거나 귀에 쏙 들어오지 않는 대사들이 있었다. 물론 자막 없이 해외관객들과 소통했다는 에피소드처럼 대사의 비중이 높은 극은 아니긴하다.

마당놀이적 요소도 결합되어 있어서 관객들에게 말도 걸고, 호응 요구도 하고, 침도 뿌리고, 수박도 튀긴다. 전에 보았던 "예술하는 습관"과는 달리 제4의 벽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극 내용 자체가 상상 속에서나 일어날 법한 꿈 같은 이야기라서 이런 스타일이 잘 어울렸다. 단지, 침이나 수박튀는건 싫어할 관객이 꽤 있을 것 같으니 자제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중간에 도깨비불을 야광팔찌를 날리면서 표현했는데 이건 되게 참신하고 좋았다. 딱 거기까지 좋았는데 야광팔찌를 나누어주는 시간이 너무 길었고, 장난도 너무 많이 쳤다. 다음씬 준비하는데 시간이 필요한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런 중간중간의 옥의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극 전체가 놀이이며 축제같은 느낌인 것이 맘에 들었다. 막돌이 역할도 도깨비들이 나와서 도깨비 캐릭터로 하고, 극의 끝과 커튼콜도 굉장히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개인적으로 커튼콜 긴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번 공연은 그냥 신나고 재밌었다.

극 내용 자체는 단순하다. 마치 큐피트의 화살같은 꽃(?)이 있는데, 자고 있을 때 이걸 코에 뿌려놓으면 깨어난 후에 처음 보는 상대를 죽도록 사랑하게 된다. 도깨비들이 이 꽃을 두 가지 목적을 위해 사용한다. 하나는 남자 도깨비 '가비'의 바람기를 고치기 위해서고, 다른 하나는 엇갈린 젊은남녀의 사랑의 작대기를 모두가 행복하게 바로 잡아주기 위해서다. 그러나 덤앤더머 같은 도깨비들이 실수를 하고 만다. 이 극은 그바람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그리고 있다. 희극답게 마지막은 해피엔딩.

극중인물들에게 모든 것은 한여름밤의 꿈으로, 혹은 꿈처럼 기억된다. 도깨비들의 실수 혹은 장난에 의한 것이었지만, 한여름밤의 꿈은 해피엔딩을 좀 더 강렬하게 해줬다. 꼭 고난만이 미래를 위한 자양분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올바른 방향이건 잘못된 방향이건 무언가를 위해 태운 열정 또한 미래를 위한 훌륭한 자양분이지 않을까? 나도 생각해보면 한여름밤의 꿈처럼 기억되는 강한 추억들이 있다. 지금도.. 미래에 꿈으로 기억될 추억을 만들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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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5 22:43 2011/08/05 22:43


  1. 디셈버08
    2011/09/28 17:02
    연극은 아직 저에게 너무 어려운것 같아요. 한여름밤의 꿈이라니 옥주현씨 목소리가 먼저 떠오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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