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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시작 전 무대는 썰렁했다. 하지만 공연이 시작되자 배우들의 말과 노래, 움직임과 춤, 그리고 영상이 무대를 꽉 채웠다.

3D 입체영상 신체음악극 "브라브라브라"는 다양한 표현방법을 활용한 실험극이다. 이런 극은 눈과 귀가 즐겁다. 일반적인 극이 흑백사진이라면 이 극은 컬러사진이랄까. (흑백사진이 더 느낌있는 경우도 많으니 뭐가 더 좋다라고 단정지을순 없지만)

특히 구멍이 송송 뚫리고 바퀴 달린 도구를 이용한 3D(?) 영상의 활용이 재밌다. 이 도구를 이용하면 영상을 원하는 곳에 원하는 형태로 쏠 수있다. 3D 영화 같은 효과는 아니지만 영상을 좀 더 폭넓게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아쉽게도 영상들이 전반적으로 투박하고,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것들이 많아서 아이디어 만큼의 효과를 내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재밌고 신선했다.

재밌고 신선한 표현 방법과 달리 이야기는 좀 아쉬웠다. 외모지상주의와 트랜스젠더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정체성 찾기 혹은 자아 찾기를 이야기하고 싶은 것 같은데, 외모지상주의 이야기와 트랜스젠더 이야기가 연결이 잘 안됐다. 난해한 주제가 아니라 보기 어렵거나 힘들진 않은데 다소 어색한 느낌이 든달까? 중간중간 연기도 어색한 것들이 있었는데 연기력의 문제라기보단 작품의 문제로 느껴졌다.

외모지상주의가 만연한 사회를 비판하는 것 같았는데, 마지막에 'being beauty' 계모임이 결성되는걸 보니 '그냥 예뻐져서 자신감 찾자는건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름다움이 꼭 외적인 아름다움을 뜻하진 않겠지만 가슴수술하고 미용실와서 머리하는 아줌마들에게서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는건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난 미용실이나 성형외과나 외모를 꾸미는 장소이기 때문에 근본적인 속성은 같다고 생각하는데, 나만 그렇게 생각하는걸까?) 여주인공 써니의 심경변화도 너무 극적이다. 남자친구 대니의 성전환수술로 인해 충격받고 아팠다고 해서 갑자기 예전의 열정과 꿈을 되찾을 이유는 별로 없어보이는데다, 찾는 과정이 너무나 짧게 그려졌다. (뭐.. 대니가 자신의 정체성을 위해 모든걸 포기한 것에 자극받아 진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찾게됐다고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어색하달까..)

어쨌든 어려운 주제가 아니라 뭘 얘기하고 싶은지 이해는 되는데 어색하다보니 가슴에 확 들어오는 뭔가는 없는 것 같다. 외모지상주의, 성형수술, 트랜스젠더, 성정체성 이런 키워드들이 여전히 사회적 이슈이긴 하지만 더 이상 신선한 소재는 아니기 때문에 자아 찾기로 가는 반죽에 좀 더 신경 썼으면 어땠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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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11 02:33 2011/11/11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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